[강대호의 대중문화 읽기] 때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

[강대호 칼럼니스트] 트로트 가수의 팬심이 간혹 뉴스의 소재가 되곤 한다. 이번 주에는 음주 운전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는 김호중이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팬카페에 올라온 팬들의 반응이 함께 화제가 되었다. 형이 확정된 김호중이 죗값을 치르며 자숙해야 하는 시기에 팬들은 스타의 복귀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지난 5월 초에는 전북 임실의 한 행사장에서 손태진의 팬클럽이 임의로 좌석을 선점했다는 소식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를 전한 기사들을 참고하면, 행사장을 찾는 트로트 가수 팬클럽 간 경쟁과 알력이 심해 때로 다툼으로 번진다고 한다.

모두 팬심 혹은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 때문에 벌어진 일들이다.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 안에서 이런 일들은 지극히 당연한 것들이 되겠지만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 외부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어긋난 팬심으로 비칠 따름이다.

팬클럽에서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으로

한국에서 ‘팬덤’이라는 개념은 1990년대 말 1세대 아이돌과 이들의 팬클럽 등장에서 비롯되었다. 팬클럽은 특정 연예인이나 그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혹은 기획사의 주도하에 조직한 모임을 의미한다. 즉 조직 자체를 말한다.

그런데 조직 개념뿐 아니라 아이돌에게 열광하는 팬들의 문화를 함께 담을 용어가 필요했다. 그렇게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이라는 개념이 대두했고,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쓰이게 되었다.

‘팬덤(Fandom)’은 팬(fan)과 덤(dom)의 합성어다. 팬은 ‘fanatic’의 줄임말로 ‘열정적인 지지자’를 의미하고, ‘dom’은 주로 접미사로 쓰이면서 ‘~의 영역’ 혹은 ‘~의 집단’의 의미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은 특정 대상을 좋아하는 팬들의 집단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면서 이와 관련해 파생된 여러 현상을 함께 담아내는 개념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팬덤의 특징은 다양하다. 좋아하는 대상을 향한 강한 집착과 열정으로 이른바 ‘팬질’에 자발적으로 나서는 한편, 같은 대상을 좋아한다는 공동체 의식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함께 펼친다. 나아가 이런 모든 게 쌓여 사회적, 문화적 현상으로 도출된다. 이것이 바로 팬덤이다.

그래서 팬덤은 폐쇄적으로 보일 때도 있다. 자기편끼리는 관대하지만, 다른 편에게는 적대적이기까지 하다. 한국 대중문화의 팬덤 역사에 이런 사례가 종종 발견된다. 특히 H.O.T. 팬덤과 젝스키스 팬덤 간의 경쟁과 알력은 많이 알려졌다.

1990년대 말 H.O.T.와 젝스키스는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었는데 팬클럽도 마찬가지였다. 과거 신문을 검색하면 두 팬클럽 간 패싸움을 다룬 기사를 여럿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모티프로 한 에피소드가 드라마에 나올 정도였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 등장한, 이른바 ‘전설의 패싸움’이 대표적이다.

노란색 우비를 입은 젝스키스 팬클럽과 하얀색 우비를 입은 H.O.T. 팬클럽 수백 명이 머리끄덩이를 잡고 치열하게 벌인 패싸움은 1997년 12월 연말 가요 시상식을 앞두고 실제 일어났던 사건이었다. 젝스키스와 H.O.T. 팬들이 서로 “우리 오빠들이 대상을 탄다”고 설전을 벌이다 대규모 몸싸움으로 번진 것.

음주 운전으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 최근 대법원 상고 포기로 2년 6개월의 징역형이 확정됐으나 팬들은 그의 복귀를 기다리겠다며 지지의 뜻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세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

2000년대 이후 초고속 인터넷과 관련 기술의 발전, 특히 SNS와 유튜브 등의 발전은 K-Pop이 전 세계에 퍼지는 발판이 되었다. 덕분에 팬덤도 함께 발전하고 확장되었다.

오늘날 K-Pop 팬덤은 세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종의 현상이 되었다. 우선 전 세계에 퍼진 조직을 바탕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홍보하는 데 적극적이다. 또한 아티스트 이름으로 기부나 봉사활동 등을 펼치며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한다. 무엇보다 앨범과 굿즈 구매, 콘서트 참여 등으로 소위 ‘팬덤 경제’를 이루며 경제적 영향력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은 대중문화 분야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 아니다. 2000년대 들어 K-Pop의 인기 덕분에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이라는 용어가 대중에게 각인되기 시작했지만, 사실 스포츠 분야에서도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의 씨앗은 이미 오래전부터 싹이 터 있었다. 다만 정의되지 않았을 뿐. 프로야구팀을 향한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과 붉은악마로 상징되는 국가대표 축구팀을 향한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이 그것이다.

프로야구팀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은 출범 초기 자기 고향 팀을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데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붉은악마가 탄생시킨 국대 축구팀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기점으로 발화돼 2002년 월드컵에서 거리 응원이라는 모습으로 폭발했다. 이후 K리그 축구팀들의 서포터 모임이 그 열기를 이어받았다.

프로야구팀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은 TV 예능 프로그램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ENA에서 방영된 <찐팬구역>은 한화 이글스를 향한 의리의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이 방송의 주요 콘셉트였다. 프로축구는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이 기적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연고지의 축구팀이 떠난 후 시민구단을 만들고 하부 리그를 떠돌다 마침내 1부로 승격한 FC안양의 동화 같은 이야기는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의 헌신이 끌어낸 거나 마찬가지였다.

정치권에서도 팬덤을 발견할 수 있다. 과거 ‘노사모’나 ‘박사모’ 같은 정치인 지지 모임을 일종의 팬덤으로 정의할 수 있고, 특정 진영을 향한 맹목적인 지지도 팬덤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지난겨울부터 지금까지 한국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 또한 팬덤이 작용한 사례들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팔이 안으로 굽는다.’라는 격언을 팬덤에 적용할 수 있는 거 같다. 자기네가 추앙하는 사람이 어떤 일을 저질렀든 무조건 응원하는 팬덤을 보면 그렇다. 마치 자식이 저지른 죄를 피해자 탓으로 돌리며 두둔하는 어리석은 부모의 모습 같다고나 할까. 앞에서 언급한 트로트 팬덤이 그렇고 정치인 팬덤도 그렇다.

그러고 보면 팬덤은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때가 많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어떤 면에서는 맹목적이거나 편협된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한다.

그래서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으로 눈이 가려지면 눈앞의 현상을, 즉 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할 수 있다. 군중심리를 극대화하기도 하는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은 옳지 않은 신념을 전파하는 극단주의자의 부흥회로 전락할 수도.

일부 어긋난 모바일 슬롯 머신 게임이 세상을 오도하고 있지만, 그래도 보편적인 가치의 힘이 세상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이라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