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무료스핀와 中 SMIC 격차 단 1.7%p
슬롯 무료스핀 2나노 수주 총력…수율 관건
대관 라인 교체 등 트럼프 공략 진심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글로벌 1위 대만의 TSMC 간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졌다.
심지어 삼성전자와 중국 업체의 점유율 격차는 1%포인트대로 좁혀지며 글로벌 2위 자리마저 위태롭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략법을 두고 삼성전자와 TSMC는 전혀 상반되는 길을 선택해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어쩌다 삼성전자가…2위 자리마저 위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 점유율은 67.6%로 전분기보다 0.5%포인트 늘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0.4%포인트 줄어든 7.7%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격차는 59.9%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같은 기간 중국 업체의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업계 3위 중국 SMIC와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격차는 종전 2.6%포인트에서 1.7%포인트로 좁아졌다.
슬롯 무료스핀로선 계속되는 악재가 달갑지 않다.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반도체 기업에 지급하기로 한 보조금과 관련해 투자 규모 대비 4% 이하를 제공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슬롯 무료스핀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370억 달러를 투입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애초 미국 정부는 투자액의 13% 수준인 한화 약 6조5000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가 보조금 삭감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재협상 과정에서 슬롯 무료스핀에 대한 지원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큰 손' 고객들의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를 필두로 TSMC와 폭스콘 등 대만 인공지능(AI) 생태계가 '원팀'으로 똘똘 뭉친 점이 뼈아프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TSMC의 코워스 기술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까지 말했다. 사실상 삼성전자의 고급패키징을 외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최근 구글도 당초 슬롯 무료스핀 3나노 공정에서 만들기로 했던 자사 텐서 칩을 TSMC로 전환하기로 했고, 퀄컴과 AMD 등 주요 고객사 역시 삼성 파운드리를 선택지에서 지워가고 있다.
TSMC는 양산 이후 역대 최단기간인 5개 분기만에 100% 완전가동률을 달성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의 3나노 공정 수율은 50% 수준에 머물면서 양산을 선언한 지 3년 차에 돌입했는데도 여전히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2나노 수주 총력전
삼성전자가 노리는 반전 카드는 올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막이 오를 것으로 보이는 2나노 경쟁이다. 삼성전자와 TSMC 모두 하반기 양산에 돌입한다.
현재 슬롯 무료스핀는 엔비디아와 퀄컴 등과 공정 평가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게이트올어라운드(GAA)가 처음으로 적용된 3나노 공정 수율이 안정화하면서 이를 개선한 2나노 공정 고객사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TSMC가 애플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등을 수주해 격차를 벌리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도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문제는 수율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역량 강화를 위해 최근 TSMC 출신 임원까지 영입했지만 2나노 수율에서 TSMC에 밀리고 있다. TSMC의 2나노 수율은 현재 60% 수준까지 올라와 양산이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30~40% 수준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3나노 이하 첨단 공정에서 TSMC와 격차가 벌어진 만큼 빅테크 수주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공략에 진심인 슬롯 무료스핀
TSMC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 삼성전자는 '트럼프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반면 TSMC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 등지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며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서 벗어난 행보를 걷고 있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기류 변화에 따라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트럼프 행정부 기조에 편승하며 '메이드 인 아메리카' 노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인도와 유럽 등 대체 시장에서 반도체 파운드리 건설 요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테일러 파운드리에 집중하겠다며 응하지 않고 있다.
반면 TSMC는 미국 뿐만 아니라 독일 등 유럽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시장 다변화를 통해 트럼프 리스크에 대비한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TSMC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독일에 파운드리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특히 TSMC는 최근 미국 상무부에 반도체 관련 관세를 면제해주지 않으면 반도체 가격 상승과 애리조나 파운드리 투자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세를 면세해주지 않으면 트럼프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 노선에서 이탈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은 셈이다.
업계에선 TSMC의 '배짱'이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현재 TSMC는 과반 이상의 글로벌 시장점유율과 엔비디아 등 다수의 고객사 그리고 한화 240조 원 규모의 애리조나 파운드리 투자 등을 앞세워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한 협상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사례에서 보 듯 '친구에겐 지원을, 적에겐 철퇴를' 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할 때 TSMC에 역풍이 불어닥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이 경우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슬롯 무료스핀는 최근 미국 대관 라인을 전격 교체했다. 민주당 및 바이든 성향의 로비스트와 계약을 해지하고 친 트럼프 성향 인물들과 계약했다. 로비 업체는 '콘티넨털 스트래티지'로 소속된 4명의 로비스트 모두 공화당 내 잔뼈가 굵은 인물로 전해진다.
반대로 TSMC는 미 행정부 대관 업무에 이렇다할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로비스트와 로비업체 모두 바이든 행정부 때와 동일하다. 트럼프 행정부와 최소한의 끈만 연결한 채 미온적인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미국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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