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라 슬롯 유예 기한 한 달 앞두고 관련 노이즈 재차 커질 듯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 유예 기한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성실하게 협상하는 국가들에 대해 무역협상 시한 연장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연장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뒤집는 발언을 했다.
영국과 중국을 제외하고는 주요국간 관세 협의가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도 세부 사항이 공개되지 않는 등 여전히 불확실성이 짙은 가운데, 남아있는 관세 유예 기간 동안 관련 노이즈가 또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몬라 슬롯 유예 연장 놓고 트럼프-베선트 발언 엇갈려
11일(미 현지시간) 베선트 장관은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다수는 좋은 제안을 들고 왔고 성실하게 협상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지만 나는 누군가 성실하게 협상한다면 (유예) 연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는 결이 다른 발언을 내놨다. 그는 워싱턴DC의 케네디센터를 찾은 자리에서 '무역협상 기한 연장 용의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그렇다"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그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특정 시점이 되면 (협상 없이) 그저 서한을 발송할 것"이라며 "이것이 계약(deal)으로, 당신은 이를 수용할 수도, 거부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1주 반이나 2주 후에 각국에 서한을 보내 유럽연합(EU)에 한 것처럼 계약조건을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EU와의 관세 협상이 더디다며, 모든 EU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는 여타 무역 상대국에도 강압적인 태도로 관세율을 설정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몬라 슬롯 유예 기한 한 달 앞두고 관련 노이즈 재차 커질 듯
앞서 지난 4월2일 트럼프 대통령은 거의 모든 미국 무역 상대국에 대한 대규모 몬라 슬롯를 공개했고, 이로 인해 미 주식시장이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폭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시장이 급격히 흔들리자 일주일 후인 9일 90일간 유예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상호몬라 슬롯 유예기간은
오는 7월9일까지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베선트 장관의 발언이 서로 엇갈리면서 관세와 관련한 불확실성은 재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야후파이낸스는 "시장을 뒤흔든 급격한 관세 도입 이후 현재 관세는 유예된 상태이지만, 트럼프의 최근 발언은 관세 유예 기한이 다가옴에 따라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예상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CNBC 역시 "이날 트럼프와 베선트의 발언은 관세 유예 기한이 가까워질수록 관세 관련 언급이 자주 변경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중국과 큰 틀에서 합의 이뤘지만...여전히 불확실성 커
중국과의 협상에서도 큰 틀에서의 합의는 이뤘지만 세부사항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9~10일 영국 런던에서 마라톤 협상을 갖고, 스위스 제네바 1차 회담 합의를 이행할 프레임워크 도출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종 승인을 거쳐 8월 중 단계별 실행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주일 내에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필요한 모든 희토류는 중국에 의해 선지급 형식으로 공급될 것"이라며 희토류 수출 재개 소식을 전했다.
이와 함께 "우리는 우리 대학을 이용하는 중국 학생들과 관련된 것을 포함한 합의 사항을 중국에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양측은 합의문을 발표하지 않고 구체적 내용도 공개되지 않으면서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WSJ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 기업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을 재가하기로 하면서 허가 기간을 6개월로 짧게 한정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이기도 했던 미국의 첨단기술 통제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WSJ은 "최근 몇 주간 미중 무역전쟁은 관세보다는 서로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자원과 제품에 대한 규제로 전환했다"며 "그러나 향후 협상에서는 관세 문제가 더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4월 이후 반등장 속 미 증시가 어느덧 전 고점을 목전에 둔 상태에서 6월말로 갈수록 상호관세발 노이즈가 재차 증시에 조정을 줄 수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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