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조짐 뚜렷...인플레 부담 남아 연준 고민 클 듯
통화정책 변경 시그널 나온다면 슬롯 머신 버그 민감히 반응할 듯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오는 7일(이하 미 현지시간) 예정된 미국의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월 기준금리는 동결이 사실상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6월 금리와 관련한 힌트가 나올지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발언에 따라 주식슬롯 머신 버그의 향방이 결정될 수 있다며, FOMC 성명 및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조언하고 있다.
5월 금리동결 유력...6월엔 슬롯 머신 버그 가능성도 높아
5월 FOMC에서는 현재 4.25~4.5%의 기준금리 동결이 사실상 확실시되고 있다.
다만 6월 18일 예정된 FOMC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6월 기준금리가 4.25~4.5%로 동결될 가능성을 65.1%,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34.9%로 보고 있다. 일주일 전에는 인하 가능성이 63.3%, 동결 가능성이 36.7%로 인하에 더욱 무게가 실렸으나 견조한 고용 지표가 발표된 이후 동결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금리 인하 가능성도 낮지 않은 만큼 6월 FOMC 이전 경제지표에 따라 금리 전망은 수시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시장이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이유로는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가 둔화 추세를 띠고 있다는 점에서다.
앞서 지난달 30일 미 상무부는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전분기 대비 연율 0.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분기 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한 것이다.
모건스탠리의 엘렌 젠트너 수석 경제 전략가는 "GDP 부진은 관세 불확실성을 피해 기업들이 선주문에 나선 탓에 수입이 증가한 움직임을 부분적으로 반영했을지 모르겠지만, 미 경제를 스태그플레이션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고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미 노동부에 따르면 4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대비 17만7000명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13만명을 상회하는 수치다. 다만 3월 수치는 4만3000건, 2월은 1만5000건이 각각 하향조정된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또한 연방 고용은 9000건 감소했으며, 27주 이상의 장기 실업자는 149만5000건에서 167만4000건으로 크게 증가, 고용시장에서의 불안감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 결과는 관세에 따른 수입 급증에 의한 역성장이라 해도 민간 수요의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발표된 노동시장 지표들에서는 수요 악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둔화 조짐 뚜렷...인플레 부담은 남아있어
관건은 연준이 경기침체에 초점을 맞출지 여부다.
앞서 파월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압박에도 "시장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한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에 선을 그었다.
또한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 또한 연준의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드는 부분이다.
지난 30일 상무부에 따르면, 3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대비 2.3% 상승해 시장 예상치(2.2%)를 소폭 웃돌았다.
포브스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FOMC 목표치인 2%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연준의 목표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FOMC가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다만 3월 PCE 물가지수가 직전월(2.7%)에 비해서는 0.4%포인트 둔화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꾸준히 낮아지고 있는 점에 연준이 초점을 맞춘다면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김 연구원은 "6월 회의에서 보험적 성격의 금리인하를 고려해볼 수 있으며, 근원 PCE 물가가 2% 초반까지 둔화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면서 "기업들의 투자 보류와 신중해질 고용 계획 등을 고려할 때 연준의 시각은 점차 성장 둔화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통화정책 변경 시그널 여부 따라 시장 민감하게 반응할 듯
연준의 통화정책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투자자들은 5월 FOMC에서의 힌트 찾기에 더욱 열중할 것으로 보인다.
포브스는 "6월 FOMC에서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채권 시장은 이에 대한 힌트를 주시할 것"이라며 "시장에서는 5월 FOMC의 성명이나 파월의 기자회견에서 단기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일부 암시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준은 금리 변경에 앞서 시장의 기대치를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 매체는 "관세의 영향에 대한 추가적인 경제 데이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5월 FOMC에서 얼마나 많은 신호를 보낼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이 내보내는 통화정책 시그널에 시장은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경로 이외에도 QT 축소 등 또다른 연준의 시장 개입이나 시장의 충격에 연준이 개입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시그널이 나온다면 증시 안도감 유입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반면 기대 인플레이션 급등이나, 파월과 트럼프 사이의 대립 구도가 부각된다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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