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되고 슬롯 사이트가되고] ① 연재를 시작하며...'자연과 삶의 조화'에 관한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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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되고 슬롯 사이트가되고] ① 연재를 시작하며...'자연과 삶의 조화'에 관한 질문들
  •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장(농학박사)
  • 승인 2025.05.24 16:4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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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운 홀로세생태연구소장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장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장(농학박사)] 그녀를 바라보고 있으면 섬세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각시’라는 단어가 그녀의 모습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단정한 모습에 그냥 노란 빛이 아니라 푸르스름한 색이 스쳐 지나가는 날개의 색상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슬롯 사이트이 얼마나 섬세하고 정교하게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지를 직접 마주한 순간, 단 한 번에 매료되었다.

슬롯 사이트가 이렇게 아름답다니! 숨 막히는 절정을 느끼며 나도 모르게 깊은 산 속으로 끌려와보니 여기가 어딘지 나도 몰랐다
 

각시멧노랑나비에게 이끌려 산속으로 들어온 지 어느덧 28년. 39살 한참 사회생활로 골몰해야 할 때 입산해 어느덧 예순 중후반으로 가고 있다. 

각시멧노랑나비. 사진=이강운 소장 

슬롯 사이트찾아 강원도 횡성산골로 이사, 어언 28년

첫 직장이었던 동아일보에서 6년 간 ’전국자연생태계탐사‘라는 프로그램의 단장을 맡아 꽃에 취하고 나비와 놀며 새 관찰과 지질 탐사까지 하면서 너무 재미있어서 이 일을 평생하면 어떨까? 하는 욕심이 생겼다. 때마침 증권 회사에 다니는 친구의 권유로 시작한 주식이 5년 만에 폭등해 자금도 넉넉했다. 

강원도 횡성군 갑천 산골로 들어왔을 때, 10살, 12살이었던 딸과 아들 그리고 세상 물정 모르고 나만 믿고 따라온 아내까지! 너무나 치명적인 선택을 한 것이 아닌가? 한꺼번에 너무나 많은 것들을 잃은 것 같아 정신적으로 부담이 너무 컸다. 하지만 막연하게 잘 될 것이고 멋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내 일신만의 행복을 만들기 위해 입산을 감행했다. 

몇 십 년 인적이 없던 곳이라 내 키보다 훨씬 더 큰 개망초가 숲을 이뤄 마치 정글 속을 지나는 것 같았지만 식물마다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애벌레들을 보며 무작정 그냥 딱 눌러앉았다. 눈뜨면 만나는 초록의 산이 있고 언제나 쉼 없이 흐르는 계곡이 있어 온갖 생명들이 기대어 살 수 있는 훌륭한 서식지였다. 

새와 곤충, 식물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무모할 수밖에 없는 열망에 사로잡혀 현실을 버렸는데 제 2막 인생은 아주 낯선, 길 없는 곳에서 새로운 길을 만드는 일이었다. 늘 좋아하고 흠모했던 생물이므로 특별히 다를 것이 없을 것일 거라는 열린 마음으로 시작했고 그래서 새로운 도전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애반딧불이. 사진=이강운 소장
애반딧불이. 사진=이강운 소장

'혹독했던 나비의 꿈' 자연에 기댄 생태적인 삶이란  

나비의 꿈을 쫓아 자연에 기대어 생태적인 삶을 살아보려 깊은 산속으로 들어왔지만 꽃 같은 세상만은 아니었다. 도시에서 살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느꼈던 일상이 무너지면서 상실감을 어쩌지 못했다. 실험실을 만들고 연구소를 조성하는 중에 순간적으로 벌어지는 사고는 너무 끔찍했다. 설렘과 짜릿함을 느끼는 매일 매일의 작업이 무섭고 지루한 반복으로 느껴지곤 했다. 

유행성출혈열에 걸려 생사를 오갔던 아들, 산불로 박물관이 통째로 타버린 화재사고, 말벌에 쏘여 응급실로 실려 가던 일, 곤충 먹이식물을 자르다 내 손가락을 절단하고 한 달여 입원했던 일. 지나간 사고는 잊고 살지만 앞으로 벌어질 사고는 감당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늦반딧불이. 사진=이강운 소장
늦반딧불이. 사진=이강운 소장

그래도 고통만큼 행복이 있어 생물들과 365일 늘 붙어살며 다른 생물들과 영적인 대화를 하는 큰 즐거움이 있다. 나비가 떼로 날고, 밤이 되면 애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 늦반딧불이가 별처럼 반짝이고 개구리의 합창과 새들의 지저귐을 음악처럼 듣고 산다. 생물이 내게 해 주는 이야기를 듣고 멸종되어가는 생물을 살리고 존재조차 모르던 생물에게 이름을 붙여주니 그들도 고마워하겠지.   

파파리반딧불이. 사진=이강운 소장
파파리반딧불이. 사진=이강운 소장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숲이 조금씩 말을 잃어가고 있다. 반짝이는 빛과 소리는 하나씩 사라졌고, 흔하게 관찰되던 슬롯 사이트와 딱정벌레가, 개구리가 더 이상 돌아오지 않는다.

멸종위기종 금개구기. 사진=이강운 소장
슬롯 사이트 금개구라. 사진=이강운 소장

기후위기의 탓도 있고, 산골 구석구석까지 물밀 듯 들어오면서 환경을 파괴하는 사람들의 영향도 있다. 무엇보다도 분별없이 개발을 방조하며 보전 지역 한 곳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슬롯 사이트 한 종 지켜내지 못하는 환경개발부의 책임이 제일 크다.

필자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 연구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표본을 채집하고, 기록하고, 논문을 쓰고 책을 출간해 왔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행위가 유서를 남기는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홀로세생태연구소 수장 곤충 표본. 사진=이강운 소장
홀로세생태연구소 수장 곤충 표본. 사진=이강운 소장

"여기 이런 생물이 있었다"고, 언젠가 누군가가라도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지막 메모처럼. 연구실 바깥의 세상은 점점 더 자연과 멀어지고 멸종위기종은 해마다 늘어가고, 숲은 사라지고, 아이들은 나비의 이름보다 캐릭터의 이름을 더 쉽게 이해한다.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너무 슬프다. 멸종을 붙잡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매일 다시 들여다보는 마음이 너무 아프다. 

필자가 지난 2021년 학술지 인섹트(Insect)저널에 영문으로 실은 '치주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치료할 붉은점모시나비의 펩타이드 후보물질 확인' 제목의 논문 발췌. 사진=이강운 소장
필자가 지난 2021년 학술지 인섹트(Insect)저널에 영문으로 실은 '치주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치료할 붉은점모시슬롯 사이트의 펩타이드 후보물질 확인' 제목의 논문 발췌. 사진=이강운 소장

"이 칼럼 연재가 '자연과 조화로운 삶에 대한 질문'이 되길.." 

한 송이 들꽃, 한 마리의 나비를 통해 자연에 한 걸음 내디딜 수 있고 자연과생물에 대한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 ’꽃이 되고 나비가 되고’ 칼럼은 단순한 생물학적 기록이 아니라, 전문 지식위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더해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다시 손을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 

고개를 빳빳이 곧추세운 지느러미엉겅퀴가 불꽃처럼 새빨간 꽃을 피웠으니 오늘 내일 중으로 붉은점모시슬롯 사이트가 날개를 달고 나올 것이고 아카시꽃 향기가 코를 간질이니 애반딧불이가 나오겠지!

멸종위기의 붉은점모시슬롯 사이트. 사진=이강운 소장
멸종위기의 붉은점모시슬롯 사이트. 사진=이강운 소장

 

지느러미엉겅퀴. 사진=이강운 소장
지느러미엉겅퀴. 사진=이강운 소장

지난 22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멸종위기종 대선정책연대 정책협약식에 공동 대표로 참석했다. 침묵 속에서 사라질 수 밖에 없는 가장 약한 존재인 멸종위기종을 법과 제도로 지켜달라는 부탁이었는데 나비 한 마리, 물고기 한 종, 습지 하나의 존엄을 이야기했을 때, 그 자리에 있던 국회의원들은 기꺼이 멸종위기종을 대신해 주었다. 

정책협약식
지난 22일 국회에서 슬롯 사이트 대선정책연대-기후위기대응위원회 정책협약식이 있었다. 사진=이강운 소장

멸종위기종을 지키는 일은 단지 생물 종 하나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 단순한 환경정책이 아니라 생물다양성을 근간으로 질 높은 개발과 발전적 미래를 계획하자는 큰 그림인데 잘 받아주어서 큰 위로가 된다. 

지난 22일 국회 행사에서 슬롯 사이트인 독수리 인형을 쓰고 멸종위기생물보호운동에 동참한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 사진=이강운 소장
지난 22일 국회 행사에서 슬롯 사이트인 독수리 인형을 쓰고 멸종위기생물보호운동에 동참한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 사진=이강운 소장
슬롯 사이트 물범모자를 쓴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국회의원. 사진=이강운 소장
슬롯 사이트 물범모자를 쓴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국회의원. 사진=이강운 소장

이글거리는 새빨간 불덩이에 모든 생명들이 검은 숯덩이로 변하고 산과 사람들의 마음이 새까매진 경북 의성에도 희망이 생겼다. 화마가 할퀴어 불모지로 변해 풀 한포기 자라지 못하는 곳일 줄 알았는데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붉은점모시나비가 환하게 세상을 비추고 있다. 멸종되지 않고 버텨준 이들에게 희망을 본다. 

‘살면 살아진다’는 말은 멸종위기종이나 생물다양성에게는 너무 무책임한 말이다. 협약식 말미에 생명 앞에 정치가 겸허해지겠다고 약속한 위성곤의원의 다짐으로 또 큰 희망이 생겼다.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소장은 서울대에서 농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7년 국내 최초로 홀로세생태학교를 열어 환경교육을 펼치고 있다. 2005년부터는 서식지외보전기관인 (사)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를 통해 붉은점모시슬롯 사이트, 소똥구리, 물장군, 금개구리 등 멸종위기종 증식과 복원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홀로세곤충방송국(Hib) 유튜브 채널의 크리에이터 활동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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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2025-05-26 18:54:01
"여기 이런 생물이 있었다"고, 언젠가 누군가가라도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지막 메모처럼

위의 문장이 인상적이네요. 오늘 본 생명은 내일은 못볼 수도 있다는 공포.... 위의 슬롯 사이트 모자쓴 의원들... 한번의 퍼포먼스로 끝내지말고 정책으로 연결시켜 조금이라도 환경이 나아질 수 있도록 행동하길 바랍니다.

물매화 2025-05-25 11:51:28
슬롯 사이트의 조화로운 삶을 배울 수있는 주옥같은 글에 감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