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소년' 된 김병주…논란만 키운 야마토 슬롯, 청산 수순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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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소년' 된 김병주…논란만 키운 야마토 슬롯, 청산 수순 밟나
  • 양현우 기자
  • 승인 2025.06.12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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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토 슬롯, 인가 전 M&A 신청...새 주인 찾기 나선다
회생절차 이후 각종 논란에 '시끌'
업황 악화·적자 등으로 매각 난항 예상
야마토 슬롯 본사. 사진=양현우 기자

[오피니언뉴스=양현우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후 신용 등급 하락 예상 의혹과 김병주 MBK 회장의 사재출연 미이행 등 논란만 커졌다. 자산 규모와 현금창출력을 내세워 회생을 자신한 홈플러스는 청산가치가 더 높다는 평가를 받고 인가 전 M&A(인수합병) 신청에 나섰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실적악화, 대형마트 규제까지 더해져 매각에 난항이 예상된다. 매각에 계속 실패한다면 최악의 경우 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홈플러스는 법원에 ‘인가 전 M&A’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채권 관련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의 조사에 따라 회사의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게 평가됨에 따른 것이다. 

삼일회계법인은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이르게 된 주요 원인으로 ▲고정비 성격의 원가가 지속적으로 인상되는 사업구조 ▲코로나19 팬데믹과 소매유통업의 온라인 전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 발생 가능성 등 3가지를 꼽았다. 차입이나 자산매각을 이유로 들지 않았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야마토 슬롯의 계속기업가치는 약 2조5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청산가치는 약 3조7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야마토 슬롯는 자산총액이 6조8000억원, 부채총액이 2조9000억원으로 약 4조원 규모의 순자산 차이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기업 회생 관리인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과 조주연 대표는 오는 13일 법원에 '인가 전 M&A'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법원이 이를 승인할 경우 현재 7월 10일로 예정돼 있는 회생계획안 제출 시기는 M&A 완료 후로 미뤄진다.

기업회생절차가 100일이 넘은 홈플러스는 그간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고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하고 판매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홈플러스가 신용평가 등급 하락이 공시된 2월 28일보다 앞선 25일에 인지하고 ABSTB를 발행했다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입장문을 내고 “지난해 주요 재무 지표와 사업 지표가 개선되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며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와 동시에 홈플러스는 매출과 매출 증가, 부채비율 개선 등을 내세우며 “신용평가에서 신용등급이 하락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말 의혹을 제기한 신영증권 경영진을 신용훼손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홈플러스 사태가 더욱 커지자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사재 출연을 약속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3월 입장문을 내고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며 “그 일환으로 김병주 회장은 소상공인 거래처에 신속히 결제 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재정지원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사재 출연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여러 논란이 일었던 홈플러스는 이제 새 주인 찾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함께 홈플러스 누적 적자로 매각이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의 최근 3년간(2021년~2023년) 누적 적자는 5930억원이며 ‘셀인앤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형태로 운영해 임차료로 내는 비용만 4292억원에 달한다. 

또 현 정부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공휴일로 강제하는 법안을 처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경영 상황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쿠팡, 네이버 등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과 오프라인 전반 매출 감소로 대형마트가 사양산업으로 접어들며 새 주인 찾기는 더욱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침체와 대형마트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홈플러스 인수자가 나타날지 의문”이라며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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