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되고 나비가되고] 경기도 슬롯 머신 조작의 나지막한 '산황산'이 없어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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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되고 나비가되고] 경기도 슬롯 머신 조작의 나지막한 '산황산'이 없어진다면?
  • 이강운 슬롯 머신 조작(농학박사)
  • 승인 2025.07.25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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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운 슬롯 머신 조작
이강운 슬롯 머신 조작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장(농학박사)] 경기도 슬롯 머신 조작 산황산을 올랐다. 크지도 높지도 않은 해발 약 122미터 정도의 낮은 야산에서 나무속에 숨어 있는 사슴벌레 애벌레나 하늘소 애벌레를 잡아먹기 위해 나무를 쪼는 오색딱따구리를 관찰하고, 엄청나게 큰 장수풍뎅이 수컷을 채집했다.

장수풍뎅이도 처음이지만 이렇게 큰 실물은 처음 봤다는 고양환경운동연합 조정 의장님은 살짝 흥분하며 희망과 경고를 동시에 전하는 메시지라 표현한다. 

장수풍뎅이는 대중에게 호랑나비, 사슴벌레만큼 인지도가 높은 곤충이며, 생태 감수성을 일깨울 수 있는 상징종이다.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는 강력한 힘을 갖는 장수풍뎅이를 생물학자에게 보여줌으로써 시민들에게 숲을 지켜야 할 명분과 이유를 잘 설명하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것 같다. 

장수풍뎅이 수컷. 사진=이강운 소장
장수풍뎅이 수컷. 사진=이강운 소장

도심 속 작은 공간에서 1시간 여 짧은 시간에 50여 종 곤충을 관찰하고 10종의 애벌레를 채집하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땀에 푹 절고 모기에 물리며 산을 오른 보람이 있다.
 

애흰줄썩은잎밤나방 애벌레. 사진=이강운 소장
애흰줄썩은잎밤나방 애벌레. 사진=이강운 소장

‘거칠고 황폐하다’는 의미를 갖는 산황산(山荒山)이지만 ‘도심 속 숲’은 다양한 생물종이 은신처처럼 삼고 살아온, 결코 황폐하지 않고 풍성한 공간, 생태적 보고였다. 
 

흰깨다시하늘소. 사진=이강운 소장
흰깨다시하늘소. 사진=이강운 소장
녹색콩풍뎅이. 사진=이강운 소장
녹색콩풍뎅이. 사진=이강운 소장

일산 산황산은 식생과 생물 군집이 오랜 시간 변화(천이) 과정을 거쳐 도달한 클라이맥스 커뮤니티(Climax Community)다. 클라이맥스 커뮤니티는 생물 간 경쟁과 협력이 복잡해지고 안정화 된 곳으로 참나무나 단풍나무 등 키 큰 나무가 대부분이고 두꺼운 낙엽층에 미생물·균류가 풍부하여 생물다양성이 가장 뛰어나다. 

생물다양성이 얼마나 뛰어난지는 곤충을 통해 추정할 수 있다. 숲의 주 구성원인 참나무나 단풍나무를 골라서 먹는 specialist인 나비목 애벌레를 모니터링 함으로써 이들 애벌레에 기생하는 기생자와 이들을 잡아먹는 포식자 그리고 배설물과 시체를 먹는 분해자 간 촘촘한 먹이사슬을 확인할 수 있다.  

필자는 30여 년간 식물에 따른 나비목 애벌레 다양성을 연구했다. 2016년까지 연구한 결과는 참슬롯 머신 조작류 잎을 먹는 애벌레 297종, 단풍슬롯 머신 조작는 148종이다. 이들 슬롯 머신 조작가 베어지고 안정된 생태계가 붕괴되면 최초 생산자인 애벌레부터 분해자까지 줄초상을 치른다. 그래서 슬롯 머신 조작 한 그루가 우주이고 절대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 되는 까닭이다.
 

참슬롯 머신 조작잎을 먹는 애벌레 다양성 연구보고서 일부 발췌. 사진=이강운 소장
참슬롯 머신 조작잎을 먹는 애벌레 다양성 연구보고서 일부 발췌. 사진=이강운 소장

클라이맥스 커뮤니티는 내부적으로 안정화되어 있는 폐쇄적 순환 시스템이므로 외부 교란에도 끄떡없다. 웬만한 외부 압력에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복원력(resilience)을 갖고 있지만 참나무를 베고 숲을 밀어 잔디를 까는 대규모 교란에는 저항성이 없다. 슬롯 머신 조작 산황산이 무지몽매한 인간의 간섭으로 무너지려 하고 있다. 산황동 주민의 94%가 반대하고 골프장 해제 권고안을 낸 시의회를 무시하고 골프장 승인을 해준 고양시장은 과연 무슨 생각으로 밀어붙이는 걸까?

빽빽한 아파트, 열기를 발산하는 아스팔트와 끊임없이 돌아가는 에어컨 열풍을 상쇄할 쉼표 같은 공간인 줄 모두가 알고 있는데 골프장이라니! 인공 숲을 만들어 탄소 중립에 앞장서겠다는 시장이 모든 생명체를 보듬고 있는 도심 한 가운데 보물을 없애겠다는 저의는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도심과 자연의 완충지대 역할을 하며 일산 시민의 폐 같은 존재인 일산 산황산은 단순한 야산이 아니다. 도심 생태계의 중추적 녹지축으로 철새와 텃새의 휴식처로 곤충류·양서류의 서식지로 고양시민의 생활 속 자연 체험 공간으로  그 가치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김포·일산 일대는 한강 하구 습지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철새 이동 경로다. 하구의 습지에서 먹고 중간 녹지대에서  휴식을 취하고, 후방 숲 지대는 위험을 피할 수 있는 피난처의 연속적인 구조가 있어야 철새가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다. 산황산은 바로 이 중간 지대, “생태적 허파”이자 “버퍼 존” 역할을 하는 생태다리나 마찬가지다. 

장수풍뎅이는 원래 충청, 경상, 전라 남부의 낙엽활엽수림대에 서식하는 곤충으로 특히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서식한다. 그래서 북쪽 지역에서는 번식이 어려운데 기후변화로 경기 북부에서도 장수풍뎅이가 자연 상태에서 자생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수풍뎅이 채집은 우연이 아닌, 기후변화에 따른 곤충 분포 변화를 나타내는 대표적 사례 중 하나이다. 애완곤충 사육 후 야외 방사된 장수풍뎅이가 우연히 자연 조건에 적응하여 정착할 수 있지만 겨울 평균 최저 온도가 상승하면서 애벌레의 월동 성공률이 높아져 ‘자생형 개체군’으로 전환된 현상으로 생각할 수 있다. 기후변화의 실체를 보면서 기후위기를 자초하는 골프장 건설은 절대 안 된다. 
 
산황산이 없어지면? 계양산에서 한강 하구를 거쳐 일산 대화지구의 산황산까지 약 11km. 도시 생태계의 균형을 그나마 지탱하던 완충지대가 사라지면 계양산에서 시작된 교란종인 러브버그는 결국 일산까지 수평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은평구의 대규모 아파트 공사 후 러브버그가 대 발생한 상황과 마찬가지로 골프장 공사를 하면서 베어진 나무와 낙엽이 쌓이면 러브버그 애벌레가 성장할 환경을 갖추게 된다. 부식질에 서식하고 산림 경계에 서식이 가능한 러브버그는 먹이를 찾아서 이동할 것이다. 골프장 공사는 러브버그에게 최적의 서식처를 제공할 것이고 살 데를 찾아 장항습지, 일산 일대까지의 확산이 실질적으로 쉬워진다. 단지 가설로 그치기를 바라지만 충분히 현실적으로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러브 버그. 사진=이강운 소장
러브버그. 사진=이강운 소장
러브버그 애벌레. 사진=이강운 소장
러브버그 애벌레. 사진=이강운 소장

기후위기 시대에 도심 한 가운데 있는 더 없이 훌륭한 보물을 지키자고, 골프장 건설 반대 운동에 목을 맬 일인가! 대상포진으로 큰 고생을 했고 그 여파로 기진맥진하시면서도 목소리를 높이는 조정 선생님이 안타깝다. 

긴급하고 실존적인 위협. 시민들의 강력한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소장은 서울대에서 농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7년 국내 최초로 홀로세생태학교를 열어 환경교육을 펼치고 있다. 2005년부터는 서식지외보전기관인 (사)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를 통해 붉은점모시나비, 소똥구리, 물장군, 금개구리 등 멸종위기종 증식과 복원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홀로세곤충방송국(Hib) 유튜브 채널의 크리에이터 활동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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