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새로운 기회의 땅 '소형모듈원전(슬롯 머신 원리)'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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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새로운 기회의 땅 '소형모듈원전(슬롯 머신 원리)'이 온다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5.06.30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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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 머신 원리 시장이 차세대 산업의 전력 수요를 감당할 핵심축으로 전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내 주요 원전 업계에선 '탈원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경선 기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토론회에서 "원전이 위험한 에너지라는 생각은 여전하다"며 "전 세계 에너지의 흐름은 이제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넘어가고 있다. 우리도 재생에너지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SMR(소형모듈원전)이런 것은 연구해야 한다"며 "이미 관련 예산은 다 통과하지 않았느냐. 에너지 믹스가 필요하다. 배제보다는 적절히 섞어 쓰자"고 여지를 남겼다. 

우려와 달리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원전 산업 관련 주들이 국내 유가증권 시장 등에서 급등했다. 특히 한전기술은 상한가를 찍는 등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기존 우려와 달리 정책적 뒤받침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한전기술, 한전KPS, 두산에너빌리티 등 '팀 코리아'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을 수주하며 날아 올랐다. 

이 대통령은 16년 만에 한국이 원자력발전소 해외 사업 수주하자 "축하한다"며 "체코 원전 수주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와 국민이 힘을 모아 나가기로 했다"고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알리기도 했다. 

한국 원전 산업의 해외 진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지난 10일(현지시각) 태국 국영 전력 공기업 태국 전력청(EGAT)과 SMR(소형모듈원자로)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지난달에는 미국 SMR 개발사 오클로(Oklo)와 SMR 기술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현대건설 역시 지난 29일 미국 내 주요 건설사들과 원전 업무 협약 강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알렸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미국 내 원전 시장의 안정적 진입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원전 사업이 우려와 달리 한국 경제의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우려와 달리 원전 산업 관련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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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이면에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이 있다. 업계에선 챗GPT-4를 한 번 훈련시키는 데 소형 도시가 한 달 간 쓸 전력이 필요하다고 추산한다. 단적으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지브리 AI 이미지' 한 장당 평균 2.90Wh의 전력이 소비된다. 이런 이미지 7억장을 생성하는 데 미국 6만7000가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전력량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GPU가 녹아내리고 있다"며 지브리 스타일의 생성형 이미지 자제를 요청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AI 시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기존 전력 인프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SMR은 이런 배경에서 효율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짧은 공사 기간과 낮은 비용, 뛰어난 안정성을 갖춰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평가 받는다. 건설 기간은 3년 이내로 대폭 단축되며 중대사고 확률도 대형 원전의 2000분의 1 수준이다. 

일부 업계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가 감당할 수 없는 24시간 탄소 배출 없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까지 평가한다. 

여기에 에너지 안보까지 더해져 SMR 양산 체계 구축에 선진국까지 적극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SMR 전문기업 '테라파워'를 직접 설립했고, 구글은 SMR 스타트업 '카이로스파워'에서 향후 모두 500Mw 규모의 전력을 구매하기로 계약했다. 또 샘 올트먼 CEO는 SMR 개발사인 '오클로'의 주요 투자자로 참여해 차세대 원자력 생태계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한국 역시 이런 움직임에 발맞추고 있다.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은 SMR 개발 지원을 위한 'SMR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으며 SMR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물론 기술적 난관과 규제, 환경 관련 이해관계자 설득 등 넘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그럼에도 SMR이 AI시대와 전기차 등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이끄는 핵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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