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지연 허용·작업중지권 도입 등 보호 조치 강화

[오피니언뉴스=이예한 기자]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배송 노동자들의 안전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CJ대한통운과 쿠팡이츠서비스(CES) 등 주요 물류 기업들은 냉방 쉼터 설치, 혹서기 물품 지원 등 각종 대응책을 확대하며 '쿨링 물류' 강화에 나섰다.
CJ대한통운에서는 지난 7월 한 달간 택배 노동자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은 "폭염 속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온열질환 가능성이 크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CJ대한통운은 전국 터미널과 물류센터에 냉방 쉼터와 쿨조끼, 쿨토시, 생수 등 온열질환 예방용 물품을 지원하고, 열사병 예방 교육과 건강관리도 강화 중이다. 또한 택배기사에게 보장된 휴가를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공문을 전국 집배점에 발송하며 여름휴가 독려에도 나섰다.
폭염·폭우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배송이 어려울 경우 배송기사가 자율적으로 작업을 중단할 수 있도록 천재지변에 따른 '작업중지권'도 제도화했으며 다음 달 14일~15일에는 '택배 없는 날'을 운영할 예정이다.
배달 플랫폼 업계도 대응에 나섰다. 쿠팡이츠서비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성남시를 시작으로 인천, 서울 강남구 등 전국 주요 지역 지자체와 협력해 '여름철 온열질환 예방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참여한 배달파트너에게는 생수, 이온음료는 물론 헬멧, 쿨토시, 휴대용 선풍기 등 혹서기 대응 물품이 무상으로 제공된다.
이와 함께 쿠팡이츠는 전국 28곳의 쉼터에 냉방 물품을 비치하고, 앱을 통해 쉼터 위치와 신규 슬롯 대응 가이드라인을 상시 안내하고 있다. 7월에는 아이스커피 교환 쿠폰 13만여 개를 배달파트너들에게 지급하기도 했다.
쿠팡이츠서비스 관계자는 "혹서기에도 배달 파트너들이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온열질환 예방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며 "여름철 배달 파트너 안전보건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신규 슬롯, 폭우, 태풍 등 자연재해 상황에서 집배원의 안전 확보를 위해 '여름철 작은 배려, 큰 안전' 대국민 캠페인을 10월 2일까지 시행한다고 밝혔다.
신규 슬롯, 폭우 등 자연재해 상황에서는 우편물 배송을 일시 중단할 수 있는 '업무정지권'을 집배원에게 적극 권장하고 있다. 특히 정오부터 오후 4시까지는 온열질환 자가진단 및 충분한 휴식을 안내하고 있으며, 배달 지연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문자 등을 통해 사전 고지하고 있다.
조해근 우정사업본부장은 "기후 위기 시대에 국민의 안전만큼이나 현장에서 일하는 집배원의 건강과 생명도 소중하다"며 "부득이하게 배달이 지연될 수 있는 상황에서 국민 여러분의 너른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규 슬롯 등 기후 위기가 상시화되는 만큼, 배송 인력 보호를 지속가능한 물류 시스템의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속도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현장 안전의 지속성'이 ESG와 연결되는 주요 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저작권자 © 오피니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