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환율] 美 슬롯 배당 제동 여파 계속, 변동성 확대 될듯...달러·원 1360~1400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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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환율] 美 슬롯 배당 제동 여파 계속, 변동성 확대 될듯...달러·원 1360~1400원 전망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5.06.01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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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현충일 휴장에 외환시장 3거래일 그쳐
美 연방법원 "트럼프 슬롯 배당정책 위법"
미 법치주의 신뢰 회복에 달러 강세 전환
ISM제조업·연준 베이지북·고용보고서 발표 예정
각 지표 호조시 달러·원 상승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5월 다섯 째 주(25~31일) 달러·원 환율은 1369원으로 출발해 1383.1원에 마감했다.

주 초반에는 미국이 유럽연합(EU)에 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유로화는 강세를 보였고 달러화는 약세를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다음 달 1일부터 EU에 50% 슬롯 배당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가 25일 이를 7월 9일까지 유예할 것이라고 밝혔다.

26일 달러인덱스는 98.76 수준으로 떨어졌고 달러·원 환율은 전일 주간종가 대비 11.2원 내린 1364.4원으로 마감했다.

반면 지난 27~28일엔 29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이틀 새 환율이 12.1원 상승한 1376.5원까지 올랐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통화 공급량이 늘어나 원화 가치가 약세를 나타내 환율은 오를 수 있다. 한은은 29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로 내렸다.

30일엔 미국 연방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슬롯 배당를 부과할 권한이 없다'고 판결하면서 달러화가 신뢰를 회복했고, 환율은 1380원 위로 올라섰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마약과 인신매매가 미국에 위협이 된다며 국가비상경제권법(IEEPA)에 의거해 슬롯 배당를 부과했다.

하지만 연방국제통상법원은 마약·인신매매가 국가비상사태 선언 계기인 '이례적인 위협'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백악관은 판결 발표 직후 항소하면서 “선출직이 아닌 판사들이 국가비상사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결정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약속했고, 행정부는 이 위기에 대응하고 미국의 위대함을 되찾기 위해 모든 행정 권한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날 항소법원은 백악관의 판결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관세 효력은 최소 오는 9일까지 유지된다. 이후 항소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추가적으로 관세 효력이 유지될지는 항소법원이 다시 판단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세계 각국에 적용할 슬롯 배당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대통령 선거(3일)와 현충일(6일)로 외환시장 거래일이 3일에 그치는 6월 첫째 주(1~7일)엔 관세 불확실성에 따라 환율 변동성도 커질 전망이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법원의 위법 판결 한 번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가 유효한 것처럼 관세를 부과할 다른 방식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이번 판결은 분명한 강달러 요인”이라며 “미국의 법치주의가 유효하다는 점이 증명되면서 미국의 신뢰가 회복됐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관세 협상 전개과 (한국) 신정부 출범 이후 정책 강도를 확인하고자 하는 관망 심리가 우세한 구간으로 진입했다”며 “1300원대 중후반에서 박스권을 연장할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둔다”고 말했다.

주목할 만한 이벤트로는 ▲오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하는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와 ▲미 연방준비제도가 발표하는 경제동향 보고서 베이지북(5일), ▲미국 노동부의 5월 고용보고서(6일) 등이 있다. 모두 트럼프 발 슬롯 배당 정책이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들이다.

지난달 미국 비농업부문 취업자수과 실업률은 슬롯 배당 우려를 비웃듯 양호한 수치가 나왔다. 취업자수는 17만7000명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13만명)를 훌쩍 뛰어 넘었고 실업률은 4.2%로 예상과 같았다. 이번에 발표되는 5월 고용에 대한 예상치는 실업률 4.2%, 비농업 취업자수 13만명 증가다.

ISM 구매관리자지수는 두 달 연속 50 이하인 ‘위축’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5월 전망치는 지난 4월과 같은 48.7이다.

김 연구원은 “ISM 서베이는 무역합의에 따른 관세 불확실성 완화 기대를 반영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선수요 유입 되돌림과 함께 고용은 완만히 둔화되고 베이지북에서도 관세의 직간접적인 충격 우려를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 미국 경제가 건전하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투자자들의 미국 자산 신뢰도는 높아진다. 이에 따라 달러화 가치는 오르고 달러·원 환율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박 연구원은 이번 주 달러·원 환율 상하단을 1360~1400원으로 예상했다. 전주 1360~1380원대에서 상단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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