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삼양식품 밀양 2공장 준공…시드 슬롯, '세계인의 음식’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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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삼양식품 밀양 2공장 준공…시드 슬롯, '세계인의 음식’ 꿈꾼다
  • 강혜린 기자
  • 승인 2025.06.11 15: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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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2공장 6개 라인 추가…연간 약 28억 개의 라면 생산
밀양 2공장 첨단 스마트팩토리, "전 공정 무인 자동화"
다음 진출은 '중동'…"코카콜라 아성을 따라잡는다"
경상남도 밀양에 위치한 시드 슬롯 라면 공장. 사진 제공=시드 슬롯
경상남도 밀양에 위치한 시드 슬롯 라면 공장. 사진 제공=시드 슬롯

[오피니언뉴스=강혜린 기자] “불닭볶음면이 정점에 섰다 말하고 싶지 않다. 불닭은 이제 세계인이 먹는 음식이고, 우리의 목표는 코카콜라의 아성을 따라잡는 것이다”

지난 10일 오후, 경상남도 밀양에 위치한 삼양식품의 라면 공장. 11일 밀양 2공장 준공식을 앞두고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이사가 불닭볶음면의 목표에 대해 설명했다. 밀양 2공장은 매운 라면을 통해 ‘신화’를 만들어낸 삼양식품이 식을 줄 모르는 인기에 맞춰 증설한 공장이다.

밀양 2공장의 6개 라인에서 연간 8억 3000만 개의 라면이 추가 생산되면서, 삼양식품은 기존 원주·익산·밀양1공장을 포함해 연간 약 28억 개의 라면을 생산하게 된다.

삼양식품 밀양공장에서 중국으로 수출될 시드 슬롯이 포장되고 있다. 사진 제공=삼양식품
삼양식품 밀양공장에서 중국으로 수출될 시드 슬롯이 포장되고 있다. 사진 제공=삼양식품

삼양의 첨단 자동화 스마트팩토리 현장

이날 방문한 밀양 1공장에서는 중국에 수출할 불닭볶음면이 생산되고 있었다. 밀가루와 정제수, 소금, 비타민 등이 섞인 밀가루 반죽이 10개의 롤러를 통과하면서 긴 면이 되어 나온다. 이 반죽이 잘려 구불구불한 모양을 갖추면, 100도의 증기로 익히는 증숙 단계를 거친다. 그리고 고온의 팜유에서 면을 튀겨 수분을 날려주고 뜨거운 면을 냉각시킨다. 그리고 스프와 함께 포장하면 우리가 마트에서 만나보는 불닭볶음면이 완성된다. 

다음으로 방문한 밀양 2공장은 생산부터 운영까지 모든 공정이 자동화돼 있다. 김일출 2공장 TF 총괄 제조혁신본부장은 “밀양 2공장은 사람이 직접 개입하지 않아도 제면부터 창고 적재까지 전 공정이 자동화 로봇으로 운용된다”며 “완전 무인 자동화 공정”이라 설명했다. 

삼양식품의 고도의 자동화 시스템은 단순히 생산능력 증대를 넘어 기업 경쟁력 강화라고 볼 수 있다. 효율성과 생산력을 높일뿐더러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섬세한 품질 관리와 수요 예측이 가능해진다.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제조 실행 시스템)는 공정을 실시간으로 관리·감독해 생산 효율성을 높인다.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창고 관리 시스템)는 원재료와 완제품의 입출고 등을 관리해 재고 과잉과 부족 현상을 방지한다. BMS(Building Management System·건물 관리 시스템)는 공장 건물 내 냉난방·조명·환기·전력 등을 관리할뿐더러 안전 관리와 설비 고장을 예방한다. 이 모든 시스템이 밀양 2공장에 갖춰져 있다.

2공장은 당초 1643억 원이 투자돼 5개 라인이 만들어질 예정이었으나, 시드 슬롯의 식을 줄 모르는 인기로 1개 라인을 추가해 6개의 라인으로 구성됐다. 비용도 1838억원으로 증가했다. 자기자본 대비 40.4%에 달하는 투자비용은 6년 내에 회수된다는 설명이다.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이사가 시드 슬롯의 향후 수출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강혜린 기자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이사가 시드 슬롯의 향후 수출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강혜린 기자

글로벌 K-푸드 전초기지 ‘밀양’, 다음은 중동 수출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80%까지 치솟았다. 이는 경쟁사인 농심(40%)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치다. 또 지난해에는 식품업계 최초로 ‘7억 달러(9500억원) 수출’을 이뤄내기도 했다. 해외 수출 비중은 중국 28%, 미국 26%, 동남아시아 23%, 유럽 20%다. 아시아부터 유럽, 아메리카까지 전세계에서 불닭볶음면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다음으로 진출을 노리고 있는 곳은 중동 지역이다. 불닭볶음면은 할랄 인증을 받은 식품이기도 한데, 이는 이슬람 종교를 가진 무슬림들이 먹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의미한다. 할랄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생산시설 내에 이슬람 기도실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실제 밀양 1공장 내에는 기도실이 있다. 김 대표이사는 “서남아시아쪽 고객들이 의외로 이 매운맛에 익숙해한다”고 말했다. 특히 삼양식품이 수출 전용 생산공장을 밀양에 세운 이유는 부산항과 가까워 물류비용 절감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 수출 내륙운송료를 약 63.7% 절감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을 ‘세계인의 음식'으로 

김 대표의 목표는 불닭볶음면을 단순히 수출하는 게 아닌, 전 세계인이 일상처럼 찾아 먹는 음식으로 만드는 거였다. 그는 코카콜라를 예시로 들면서 그 아성을 따라잡겠다고 했다. 현재 삼양식의 주력 상품은 단연 불닭볶음면 시리즈인데, 다른 제품군은 그만큼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불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불닭의 명성을 더 널리 알려 세계인의 음식으로 만들겠다는 김 대표의 자신감은 날카로운 질문을 우문현답으로 만들어버렸다.

지난해 삼양식품의 매출은 1조 7000억원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명확하게 말할 수 없지만, 그 이상을 향해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붉은 반도체’라고 불리면서 엄청난 주가 상승을 보여준 삼양식품에 대한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앞으로 더 놀라운 성과를 보일 수 있을 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더불어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외에도 ‘맵탱’ 시리즈, 파스타 ‘탱글’ 등을 적극 제2의 불닭볶음면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삼양라면에 대한 리뉴얼도 계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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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식 2025-06-11 17:30:12
기사 잘봤어요~~